‘반도체 질환’은 어떻게 삼성으로 ‘수입’됐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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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ugust 24t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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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4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했다/ 사진= '민중의 소리' 캡처

"병X들이 여기는 왜 왔어? 돈 뜯어내려고 왔냐?" 지난 7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결심공판이 있던 날, 삼성반도체 피해자 한혜경(39)씨는 이 부회장의 엄벌을 촉구하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가 모진 소리를 들어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알려진 이들이 한씨에게 욕설과 함께 모욕감을 안겼다. 1995년부터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5년 뇌종양 판정을 받고 두 차례에 걸친 수술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말은 어울해졌고 몸은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는 그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욕설과 소란이 계속되자 한씨는 결국 어머니가 끄는 휠체어에 실려 법원을 나와야 했다. 거동이 불편한 한씨, 왜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나왔을까.

삼성은 지난 2015년부터 반도체 질환자 160여명의 개별 보상 신청을 받아 현재까지 120여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 모임의 한축인 ‘반올림’은 삼성이 구체적인 잘못을 공개 사과하고 투명한 보상을 실시해야 하며,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재발방지대책을 이행하기를 요구하고 있어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고 유력경제 매체중 하나인 ‘블룸버그(Bloomberg)’는 최근호에서 미국이 반도체 독성물질 문제가 불거지자 반도체 생산을 한국 등 아시아국가로 ‘아웃소싱’했다는 내용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애초에 미국에서 발병한 ‘반도체 질환’이 어떻게 한국으로 ‘수입’돼 한씨 같은 피해자들이 고통 받게 됐는지 심층분석한 기사다. ‘코리아IT타임즈’는 블룸버그의 기사를 번역, 게재한다. -편집자 주-

문제는 2015년에 소규모 화학공장에서 2-ME가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반도체 대기업들은 생산공정 자동화로 생산량과 수익을 크게 증대했다.

이런 변화로 공장에서 화학물질을 다루는 물리적 작업이 완전히 제거되지는 못했어도 화학물질에 노출 가능성은 감소됐다. 하지만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은 오래된 공장들의 생산량은 줄지 않았다. 아시아 전역에 있는 이런 공장들에서 일하는 수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EGGs에 노출되고 있을 것이다.

미국외 나라들에서 지속되고 있을 그 위험은 20년도 더 전에 IBM에서 일했던 존스 홉킨스 연구팀에 의해 미국에서는 시들해졌다. 그들은 EGEs가 싸고 효과적이며 구입하기 쉬운 반면 덜 위험한 대체제는 훨씬 떠 비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들의 보고서는 안전 비용을 올리라고 주장했고 특히 그 위험이 외국에서 계속된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IBM 연구를 이끌었던 역학자 Correa에 따르면 회사 경영진은 이 경고가 담긴 보고서를 1995년에 받았다. IBM이 자사 공장에서 EGEs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결정한 바로 그 해다. 또한 같은 해에 IBM 경영진은 두 회사와 다년간의 메모리 칩 공급계약을 맺었다. 그 두 회사가 바로 삼성과 SK하이닉스였다.

당시 IBM은 이 계약에 대해 침묵했지만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 사실을 한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알렸다. 두 회사가 약 1억 6500만 달러 공급계약을 맺은 IBM은 미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기업이었다.

1996년 3월 1일치 ‘경향신문’에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회사 이름과 정확한 계약액수는 밝힐 수 없다”고 당시 SK하이닉스 미국 판매 책임자 김영환은 말했다. 그는 “향후 5년 동안 IBM 수요의 20%를 공급할 최대 협력사가 되었다”고 말했다. 삼성의 IBM과 계약도 5년이었다.

IBM은 한국에서 메모리칩을 사들이기 시작한 뒤, Correa 연구에서 자연유산율 증가가 나타났던 공장들 가운데 적어도 한 군데에서는 반도체 생산을 중단했다. 모토롤라, 텍사스 인스투루먼츠, HP 등 SIA의 다른 회원사들도 IBM과 마찬가지로 한국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인텔사는 삼성에서 메모리칩을 사들이기 시작해 1996년 세계를 주도하던 펜티엄 프로세서에 칩 세트를 장착했다. 한국 기업들이 EGEs 함유 제품을 계속 사용했던 만큼 미국 기업은 자사 노동자들의 화학물질 노출을 한국 여성들의 노출로 효과적으로 바꾼 셈이다.

삼성 서 부사장은 IBM을 비롯해 기타 미국 거래사들이 미국내 반도체 공장 직원 자연유산율 연구 이후 발주 계약을 맺은 한국 공장 생산직 여성들에 대한 건강 및 안전을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고객사의 비밀 보장을 이유로 대답을 거절했다. IBM은 이 사안에 대해 논평을 사절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지난 20년간 세계 메모리칩 생산을 주도했다. 2015년에는 두 회사의 점유율이 74%를 넘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 노트북, 자동차, TV, 게임콘솔 등 전자두뇌가 장착된 모든 제품에 칩이 들어간다. 산업화된 현대 사회에 사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만든 메모리칩이 들어간 상품 하나는 구매했을 것이다.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노동자 건강 침해는 한국으로 건너가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는 이후 미국 전역에서 기형아 출산 관련 소송들을 야기했다.

그 가운데는 여전히 진행중인 사건도 있다. ‘Bloomberg Businessweek’가 입수한 재판 기록에 따르면 1997년 IBM을 시작으로 미국 내 20여개의 기술 및 화학 기업들이 최소 66건의 민사소송에 피소되었다.

소송 사유는 암 관련도 있지만 원고들이 출산한 기형아가 적어도 136명이고, 아이의 소아질병 원인이 산모의 독성물질 노출과 관련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배후에서 변호인단을 이끄는 사람은 뉴욕 집단 소송 변호사 스티븐 필립스다. 그가 맡은 기형아 출산 관련 사건이 재판까지 간 경우는 한 건도 없다. 재판기록과 동료 변호사들의 말에 따르면 많은 사건이 비밀 합의로 마무리 됐다.

최근 기록으로는 애리조나 소재 반도체 기업 ‘ON'에 제기된 기형아 출산 관련 소송이 2015년 7월에 합의로 끝났다. 합의 내용은 비밀에 붙여졌고 ON은 법적 책임을 부인했다. 필립스 변호사는 이 사건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필립스 맨하탄 로펌 웹사이트에는 “작업장 내 독성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십여 명의 성인 암환자와 출산 기형아를 위해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에 속하는 제조사와 화학물질 공급사들에게서 억 단위 달러의 신뢰적 합의금“을 이끌어냈다고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반도체 회사 이름은 언급돼 있지 않다.

역학자 김명희 박사는 이 합의가 비밀인 이유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위험에 대해 그렇게 오랫동안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 사실은 학술논문에 발표되지 않았다”며 “그저 기업들과 몇몇 피해자들 사이의 비밀 합의일 뿐”이라고 했다.

지금도 반도체 제조사들이 자기 공장에 무엇을 들여오고 직원들이 어떤 물질에 노출되는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SK하이닉스가 2015년 한 대학연구팀에 의뢰해 자사 공장 두 곳에서 독성 위험도 평가에서 발견된 사실이다.

몇몇 결과가 한국에서 공개되었지만 많은 부분은 비밀로 남아 있다. ‘Bloomberg Businessweek’가 검토한 한 논문 요약서에 따르면, 이 공장들은 약 430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노출될 경우 사용자들이 특수 건강 점검을 받아야 할 만큼 위험 추정 물질이 130종 이상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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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반올림 회원들이 반도체 방진복을 입고 삼성전자를 규탄하는 플래시몹을 선보였다/ 사진= ‘민중의 소리’ 캡처

이 물질들은 CMR (carcinogens, mutagens, reproductive toxins)로 불리는 발암성, 생식세포변이원성, 생식독성 화학물질이다. 벤진과 EGEs과 더불어 이미 확인 된 비산, 불화수소산, 트리클로에틸렌 등도 CMR에 포함된다.

이 화학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들은 그 특허공식/등록배합(proprietary formulation)을 반도체 회사에 알리지 않는다. SK하이닉스 의뢰를 받은 연구팀은 157종의 화학성분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는 2종(전체는 363종) 이상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반도체 공장의 보건·안전 관리자조차 많은 화합물, 특히 감광액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작업자가 어떤 성분에 어느 정도 노출되는지 감시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그리고 반도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성분이 계속 바뀐다.

감광액에서 발견된 생식독성 및 발암성 물질 때문에 반도체 생산업체는 자체적으로 독성 노출을 감시하는 무작위 추출 정기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또한 SK하이닉스가 설치 중이라는 철저한 화학물질 감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5년 채택된 영업비밀보호 법률의 개정안은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라고 하지만 아직 완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Frost & Sullivan’의 2016년 2월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하는 화학제품 판매업의 가치는 연간 2000억 달러에 달한다. ‘SRI Consulting’이 발행한 화학물질 제조사 목록 책자에 따르면 순수 EGEs는 적어도 10개국 24개 회사에서 제조된다.

미국 기업으로는 Dow Chemical Co.,Monument Chemical이 있고 다국적 기업으로 독일의 BASF, 스위스의 Clariant와 중국 국영기업 China Petroleum & Chemical Corp.의 자회사인 Sinopec Tianjin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그저 주류 기업일 뿐이다. 중국 온라인 몰 알리바바에 들어가면 전자산업에서 사용하는 EGEs를 특별히 광고하는 회사 5곳이 보인다. 이들은 “전자급 2-Ethoxyethanol 특가 판매”, “고급... 중국산 ...공장 특가 세일, 빠른 배송” 등 문구를 내걸고 고객 기업을 부른다.

한국에서는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독성물질 노출에 따른 건강 결과를 인지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10년 넘게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비중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삼성은 사망하거나 발병 노동자의 가족들과 공개적인 격렬한 싸움을 불편해하며 피했다.

삼성은 국내 최고 변호사들을 고용해 노동자들의 보상 요구에 대항했다. 삼성은 경영진이 나서서 가족들에게 소송을 철회하고 비밀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몰래 제안서를 내밀거나 돈을 지불하려 했다.

2014년에 이 사건을 그린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국제적 주목을 받고 국내에서 상영되면서 판세가 바뀌었다. 정부는 배상 소송 거부를 노골적으로 금지했고 몇몇 사건에서 법원은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삼성은 가족을 대응한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계속 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도 두 회사는 지난해 초 사망하거나 발병한 전·현직 노동자 또는 그 가족들과 사적으로 보상을 시작했다.

또한 외부 위원회를 도입해 보건 및 안전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그 위원회는 지금도 유지된다고 삼성의 서 부사장은 말했다. 그는 이 사안을 대하는 회사의 전반적 입장이 단 몇 년 사이에 확연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심신의 고통을 견뎌온 반도체 공장 전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돕는 일을 계속해왔다”

그럼에도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업계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명시된 위험인 생식보건 영향에 관한 보상금 지불에서 모순된 행동을 보여 왔다.

두 회사는 현직 여성들의 불임 또는 유산에 대해서만 보상금을 지불한다, (두 회사의 전현직 직원들은 기형아를 출산하거나 아이가 소아암이나 비슷한 질병에 걸리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2016년 SK하이닉스 피소건의 약 40%가 유산으로 가장 많았다.

공중보건 연구원 김 박사는 한국에 EGEs와 생식보건 위험에 노출된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지 측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수많은 임시직 노동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를 조사한 과학자들은 생산직 직원들은 여러 가지 업무를 하기 때문에 누가 어떤 위험에 노출되는지 파악하기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 크게 의존하는 타이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기업의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독성 화학물질과 수많은 비밀유지가 그들을 둘러싼 환경에서 EGEs는 지속적인 생식 위험을 일으키는 유일한 원인이 아니거나 심지어 주요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

30년전 DEC 연구 이후 패스티즈 교수의 대학에서 경력은 승승장구했다. 지금 그는 2008년부터 재직한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교 총장이 됐다.

그러나 슈퍼볼 선데이의 조사위원회와 세계 최고 기술회사들의 압박을 기억하는 일은 여전히 그를 두렵게 한다. 그리고 논란은 해를 거듭하며 점차 잦아들었다. 그는 “내가 처음 겪는 사건이었다. 전혀 예상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DEC 연구에서 이룩한 그의 업적은 분명 훌륭하다. 그러나 그의 관심사는 이제 다른 것으로 옮겨져 있었다. 미세전자업계는 전혀 개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끔찍한 뉴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여성 근로자들이 여전히 전문가들이 작업장에서 쓰면 안 된다고 결정한 물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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