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에 대한 저항, 하지만 혹독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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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rch 15t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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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노든’ 포스터

<이 영화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해킹 관련 문건 8천761건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무엇보다 CIA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글로벌 IT기업의 플랫폼과 제품들을 도청이나 감청 도구로 사용하고, 페이스북과 텔레그램, 콘파이드, 왓츠앱 등 SNS의 내용 또한 가로챌 수 있게 해킹함으로써 마치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소설 1984년에서 텔레스크린을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을 감시하는 '빅브라더'를 연상시켜 경악스럽다.

현재 미국 백악관과 CIA는 이 문서의 존재와 진위여부에 대해 긍정 또한 하지 않고 있어, 위키리스크의 폭로는 힘을 더욱 얻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지난 2013년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 실태를 폭로했던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든의 존재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영화 스노든(감독 올리버 스톤, 2017년)은 미국의 한 시민으로서 정부의 지나친 개인정보 수집에충격을 받고, 이를 폭로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주인공인 스노든은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했다.

그는 CIA와 NSA에서 정보분석원으로 일하면서, 자국이 무분별하게 개인의 정보를 들여다보고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명분은 9.11과 같은 테러 방지와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라지만, 그렇다면 타국에 대한 감청이나 도청보다 미국인 개개인의 정보를 쓸어모으고 있는 건 과연 옳은 것인가? 이러한 의구심이 점점 짙어가고, 더욱 고뇌하며 자신의 일이 옳지 못함을 깨닫게 된다.

스노든은 자신이 지켜야만 했던 나라가, 결국 자국민을 보호하고 개인을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국가 기밀문서를 모아 홍콩으로 건너간다. 그는 가디언지 기자 글렌 그린월드(재커리 퀸토)와 이완 맥어스킬(톰 윌킨슨), 그리고 영화감독 로라 포이트라스(멜리사 레오)를 만나 목숨을 건 폭로를 준비하게 되는데….

영화 스노든은 개인이 얼마나 정부라는 큰 존재에 의해 얼마나 무시당하고, 이용당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다. 개인은 정부의 존립을 위해 존재하고, 그 권력을 행사하는 많은 이들은 횡포와 폭력에 점점 무감각해지며, 자신의 불법행위를 합리화 한다. 다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입 다물고 있어라. 권력 앞에서 진실을 밝히지 마라. 우리가 널 내리칠 것이다” 내부의 개혁을 위해 위협을 무릅쓴 이들에게는 쓴 철퇴만이 내리쳐진다. 내부고발자들은 철저히 외면 받고 법의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그래서 자국의 몽둥이를 피해 이 나라 저 나라를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

고향으론 돌아갈 수 없다.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인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정부에 의해 이용되고 있음을 알고, 이를 항의할 수 있었지만, 내부고발자인 스노든이 얻은 것은 ‘영웅’과 ‘스파이’ 정반대인 칭호다. 더하여 많은 이들의 자유를 위한 폭로는 자신의 자유를 가장 옭아매는 사슬이 되고야 말았다.

현재 스노든은 러시아에 망명 중이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초 러시아 거주 기간을 2020년 8월까지로 연장해줬다. 하지만, 일각에선 “러시아 정부가 스노든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로 줄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유를 향한 폭로, 하지만 현실은 혹독하다. 빅브라더에 저항한 내부고발자를 향한 엇갈린 외부 시선과 스스로의 고뇌. 영화 스노든은 막연하게 ‘빅브라더’를 두려워하지만, 이에 대한 현실감각은 둔한 우리에게 “당신은 어떻습니까? 어떤 선택을 할 것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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