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이 뭐길래... 기가지니 광고서 ‘세계 최초’ 삭제
타이틀이 뭐길래... 기가지니 광고서 ‘세계 최초’ 삭제
  • By 김미례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7.02.13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KT 제공

'세계 최초' 타이틀을 두고 SK텔레콤과 신경전을 벌였던 KT가 결국 인공지능 TV ‘기가지니’ 광고에서 해당 문구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KT는 인쇄, 영상물 등 기가지니 광고에서 ‘세계 최초’ 문구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미 공개된 KT 공식 유튜브 계정에 게시된 광고 영상에서는 ‘세계 최초’ 대신 ‘인공지능 TV’라는 문구만 나오게 됐다.

이러한 조치는 기가지니를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TV로 보기 어렵다는 논란에 따른 것이다. 기가지니는 KT가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비서를 탑재한 IPTV 셋톱박스이다. 스피커, 전화, 카메라를 결합해 TV 및 음악 감상·일정 관리·사물인터넷 기기제어 등 각종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달 17일 KT는 기가지니를 공개하며 각종 온·오프라인 광고를 통해 세계 최초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은 IPTV를 음성 비서와 연동했다는 점에서 기존 서비스와 유사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출시한 인공지능 비서 '누구'가 SK브로드밴드의 Btv와 연동되며, 애플(애플TV)과 아마존(파이어TV) 역시 2015년 IPTV에 자사의 음성 비서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8일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광고심의위원회는 3월 송출 예정인 기가지니 TV용 광고에 대해 심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KT는 “스피커 형태의 셋톱박스에 인공지능 비서를 탑재한 사례는 기가지니가 처음이고 제공하는 서비스도 기존 서비스보다 광범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세계 최초’에 대한 추가 증빙 자료가 필요하다며 심의 보류를 요청했다.

하지만 심의 보류를 요청했던 KT는 최종적으로 ‘세계 최초’ 문구를 빼기로 했다. 기가지니가 세계 최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공인기관 인증이 필요한데 이를 검증해줄 만한 기관이 없어 불가피하게 문구를 빼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기가지니가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TV라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를 둘러싼 통신사 간 시시비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1월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광고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로를 법원에 제출했다. 판매용 단말기가 아닌 시험용 단말기로 100명의 체험단에 서비스한 것을 상용화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이 소송은 SK텔레콤이 3밴드 LTE-A 관련 광고에서 '세계 최초' 문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합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또 다른 논란이 점화된 것은 ‘2016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였다. SK텔레콤이 MWC 개막 첫날 20.5Gbps 속도로 5G 데이터 전송을 시연하며 공공장소에서 20Gbps급 속도를 구현한 것은 처음이라고 홍보했지만 같은 날 에릭슨이 25Gbps를 웃도는 데이터 통신에 성공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SK텔레콤은 "개막 전까지 공공장소에서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KT는 20Gbps급 통신기술은 이미 개발이 완료돼 세계 최초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세계 최초' 타이틀을 두고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통신사 간 무리한 마케팅 경쟁 때문이다. 세계적 정보통신기술 보유국인 우리나라에서 '1등' 타이틀을 획득함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

속도 경쟁과 홍보 효과에만 치중하는 통신회사 간 ‘세계 최초’ 자존심 싸움으로 과장·허위 광고에 현혹된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